*2차창작 / 날조 있습니다.

가장 처음의 기억은, 주변에 사람들이 많았고, 나를 중심으로 둘러싼 것 같기도 했다. 아닌가? 나를 보고 있던 건 한명이었던가? 수많은 시선이 있던것같기도 했고, 없던 것 같기도 했다.

온몸이 추웠고, 아팠고, 졸렸고, 눈을 감고 싶었다. 외면하는 건 쉬울거라고 누군가 말했던 것도 같다. 샛노란 눈동자가 선명했다가 이내 새까만 눈동자의 시선이 가까워진다. 그 시선들이 가까워지는게 무서웠다.

나는 내가 아니고,

나는 누구란 말인가?

깨어났을때는 병원이었다. 가장 처음에 만난 사람은 여기가 나뭇잎 마을이며, 나는 구조되었다고 했다. 당분간은 병원에서 쉬어야 한다고 했는데, 나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졌다.

나를 구해준 것은 나뭇잎마을의 닌자인데, 일이 바쁜 사람인지라 찾아올 수는 없지만 좋은 분이라고 했다. 그러니 자신은 그분의 은혜를 꼬옥 갚기 위해서 나를 살리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분의 은혜요?라고 물으니, 그분의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너는 훌륭한 닌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게 유일한 은혜를 갚는 방법이라고. 아직 이 마을에는 재능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데, 내가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그 눈동자가 왠지 무서워서 나는 그러겠다고 했던 거 같다. 그사람은 그래야 한다는 양, 내 태도에 싱글벙글 웃었다. 그분의 쓰임이 되렴. 그게 그 사람이 병원에 있는 내내 나에게 말했던 말버릇이었다.

퇴원하면 닌자 아카데미에 가서, 입학을 하고, 졸업을 해서 닌자가 되렴.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이 서글펐다. 엘리트 닌자로 이름을 날렸던 것도 아니고, 뭔가 뛰어났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뭐라고 할까… 차크라 발작은 영원히 닌자와는 맞지 않는 길이 아닌가. 병원에서 받은 종이를 꾸깃하게 구겨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새빨간 글씨로 적혀있는 부적합이 선명했다.

전쟁 고아이기때문에. 태생적인것인지 아님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원인도 알 수 없는데, 낫는 방법 조차 알 수 없다. 왜 어떤 이유로 발작이 일어나는지도 알 수 없으니까.

그게 너무 서글펐다. 남들은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닌자의 길로 나아가지만 그녀는 그럴 수 없다. 차크라 발작이 있는 사람을 누가 같은 팀으로 맞아준단 말인가? 아니 애초에 졸업이나 할 수 있나? 중도 포기해야겠지. 스며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다들 행복해보이는데도, 나는 그럴수가 없어. 위로해줄 가족도, 동료도 없다.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그나마 나뭇잎 마을에서 고아가 살만한 방법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은혜를.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눈물이 방울방울 맺혀 시야가 뭉개진다. 뭉개진 시야 사이로 익숙한 샌들이 저벅하고 걸어온다. 그리고는 손수건을 내민다.

“뭐,야.”

“울고 있어서.”

“엘,리트님은,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