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분을 따르는지 물으셨나요. 이유가 필요한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아. 네. 그렇군요. 당신께서는 그분을 나쁜 분이라고만 생각하시는 모양이니, 제가 아는 옛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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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 제가 자라온 시골 마을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상황을 알았습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서로가 서로를 잘 알았습니다. 어느 집이 죽고, 그 집의 아이가 살아남아 다른 친가에 맡겨졌다는 이야기도, 그 아이가 그 집에서 푸대접을 받고 살아간다는 이야기 조차 깔깔 웃으며 지나갈 정도로.
저는 그 시절의 도마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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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어린 제 눈에도 예뻤습니다. 그렇지만 늘 흙투성이에 옷은 낡았고, 밥은 제대로 먹지 못하는 듯 보인 적이 많았습니다. 어머니께서도 말했습니다. 얼른 커서 집안의 보물이 되어다오. 그렇지 않으면 너도. 저 애랑 다를바가 없어질테니. 저는 어머니의 퀭한 눈, 마른 손으로 말하는 내용이 무서웠습니다. 어깨를 토닥이는 손길. 그렇지만 그 눈은 나를 보는 거 같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집안의 보물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정확히는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알게되면 큰언니도, 작은언니도 보지 못하게 된 이유를 알아버릴 거 같아서. 애써 외면했을지도 모릅니다. 큰언니도, 작은언니도, 집안의 보물이라고 하셨고, 때때로 집에 오는 수염이 가득 난 사토씨라는 남자는 큰언니도 작은언니도 지켜봤었고, 둘 다 보이지 않게되자 나를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나는 그 눈빛을 알 거 같았습니다. 다음은 너야. 라는 눈빛.
그 눈빛이 무서웠습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 남자는 나를 보며 히죽 웃고, 어머니에게 돈 봉투를 주고 떠나갔고, 그러면 어머니는 그 돈으로 먹을 걸 사와 누워있는 아버지에게 먹이시고는 했습니다.
나는 그런 날마다 무서워서 집안을 뛰쳐나와 동네의 구석진 곳을 찾아가고는 했습니다. 그 웃음이 무엇인지, 왜 웃는지 알 수가 없고 … 그저 불쾌감은 진하게 남았습니다. 왜 큰언니와 작은 언니는 사라진걸까? 보물이 되면 흔적조차 남지 않는걸까?
어머니께 여쭤봤지만 다가온 건, 너도 보물이 되어야 한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더 자세히 물어봤더니 돌아온 것은 그래. 눈을 감고 귀를 막아야한다는 결론이였습니다. 때로는 괴로움에서 눈을 감아야만. 스스로가 바스라져서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시점이 되어야만 살아갈 수 있을때가 있습니다.
내게는 도마에서 살아갈때가 그랬습니다. 그분도 아마, 동일했겠지요. 그러니 이토록 괴롭히고 싶어하시는게 아니겠어요.
때로 사람은 그래서는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때의 한을 풀기위해서 악착같아 질때가 있습니다. 당신도 마찬가지잖아요. 적을 처치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분에게 붙어계시니. 언제라도 그분이 말해주신다면 달려나가시겠죠.